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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 posts related to 'written on the moon/kino's49'

  1. 2007/06/13 나이프Knife (2)
  2. 2007/06/13 키노의 여행 49제
5. 나이프Knife.


붉은 얼룩이 진 하얀 원피스 자락이 바람에 나부꼈다. 무서웠다. 나는 베란다 난간에 서 있었다.
손을 짚고 난간에서 내려왔다. 바닥엔 피묻은 식칼이 하나 떨어져 있었다. 나는 그 것을 주워 들었다. 그리고 열려져 있는 베란다 문을 통해 방으로 들어갔다.
거기는 붉은 피에 물든 한 남자가 누워 있었다. 얼마전 까지 내가 사랑하던 남자다. 나는 그에게로 다가갔다. 원피스 자락에 핏물이 튀었다. 그의 옆에 무릎을 꿇고 앉았다.
그의 얼굴을 쳐다보았다. 안쓰럽다. 처량하다. 왜 나 같은 여자를 사랑했었을까. 그의 얼굴을 쓰다듬었다. 아직은 온기가 남아있다.
칼을 양손으로 잡았다. 그리고 그의 가슴에 남아있는 깊은 상처에 칼을 박아넣었다. 힘껏. 그가 파르르 떨었다. 그의 입에서 무언가 비명같은 소리가 쏟아져 나올듯 했다. 그러나 들리지 않는다.
내 손에서 묻어있던 피가 흘러 칼을 타고 그의 심장으로 흘러들어갔다. 그의 붉게 물들었던 옷이 점점 제 색깔을 찾아간다.
그가 비틀거리며 일어났다. 한손을 하늘에 휘젓더니 의자를 잡았다. 나는 그의 가슴에서 칼을 뽑았다. 그의 상처가 아물었다. 그의 셔츠는 깨끗하게 붙었다. 그가 의자를 놓고 손을 배로 가져갔다.
바닥에서 피가 튀어 올랐다. 그의 셔츠를 타고 그의 손을 타고 그의 뱃속으로 흘러 들어간다. 그가 배에서 손을 떼었다. 나는 그의 배에 있는 상처에 칼을 들이민다. 그리고 찔렀다. 그가 비명을 지른다.
그의 비명을 들으며 칼을 뺐다. 그러자 상처가 아물었다. 셔츠가 꿰매어졌다. 그가 놀란 눈으로 나를 쳐다보았다. 나는 칼을 등 뒤로 숨겼다.
그의 손이 내 어깨를 붙잡았다. 그가 말했다.
말소리는 들리지 않는다. 그냥 입을 벙긋거릴 뿐이다. 내 이름을 부르는것도 같았다. 나는 고개를 흔들었다. 내 긴 머리가 나부낀다. 눈물이 났다. 그러자 그가 또 뭐라고 말했다.
나 는 뒤로 물러섰다. 그가 따라 왔다. 나는 현관까지 물러섰다. 그러자 그는 약간은 놀라는 눈으로 나를 쳐다보았다. 그리고는 문을 닫았다. 나는 벨을 눌렀다. 한숨을 쉬었다. 그리고는 등 뒤에 숨겼던 칼을 꺼내 보았다. 참 예쁜 칼이다. 쌍둥이 그림이 그려진. 날도 바짝 서 있다. 그를 찌르기엔 한없이 아름다운 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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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7/06/13 22:52 2007/06/13 22: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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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hito 2007/06/14 14:44      

    오...이런식의 진행도 멋지네

    • erniea 2007/06/14 15:20      

      응. ㅇㅂㅇ 숨은 뜻은 여러가지가 있지요.
      재밌는 구성으로 써보고 싶어서 만든 상황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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